계약일을 잡아 놓고 나면 이사비, 관리비 정산과 함께 "복비는 얼마나 준비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매매라면 계산이 간단합니다. 5억짜리 집을 샀으면 5억에 요율을 곱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월세는 계약서에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60만 원"처럼 숫자가 두 개 적혀 있습니다. 이 둘 중 무엇에 요율을 곱해야 하는지, 아니면 둘을 더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아 계산이 그 자리에서 막힙니다.
답부터 말하면 월세 계약은 보증금과 월세를 하나의 금액으로 합치는 환산 과정을 먼저 거칩니다. 그리고 이 환산에는 대부분의 안내글이 한 줄로만 언급하고 넘어가는 두 번째 단계가 숨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계약에서 자주 나오는 조건을 그대로 넣어 복비 금액을 먼저 뽑아 보고, 왜 그런 숫자가 나오는지 환산 규칙과 구간별 요율표를 순서대로 풀어 봅니다.
1. 사례부터: 조건별 월세 복비 금액 한눈에 보기
아래는 서울·경기 주택 임대차 상한요율을 적용한 계산 결과입니다. 부가세는 별도이며, 표의 금액은 중개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입니다.
| 상황 | 보증금 / 월세 | 환산한 거래금액 | 상한요율 (한도액) | 복비 상한 |
|---|---|---|---|---|
| 소액 원룸 | 500만 / 40만 | 3,300만 원 | 0.5% (20만 원) | 165,000원 |
| 일반 원룸·투룸 | 1,000만 / 60만 | 7,000만 원 | 0.4% (30만 원) | 280,000원 |
| 단기 월세 | 300만 / 50만 | 5,300만 원 | 0.4% (30만 원) | 212,000원 |
| 보증금 높은 월세 | 2,000만 / 70만 | 9,000만 원 | 0.4% (30만 원) | 300,000원 |
| 반전세 | 1억 / 80만 | 1억 8,000만 원 | 0.3% | 540,000원 |
| 전세 | 3억 / 없음 | 3억 원 | 0.3% | 900,000원 |
여기서 눈여겨볼 곳이 세 군데 있습니다.
첫째, 소액 원룸 사례의 환산 금액이 이상합니다.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이면 흔히 알려진 대로 500만 + 4,000만 = 4,500만 원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표에는 3,300만 원으로 적혀 있습니다.
둘째, 보증금 높은 월세 사례는 9,000만 원에 0.4%를 곱하면 36만 원인데 결과는 30만 원입니다.
셋째, 단기 월세 사례는 보증금이 300만 원밖에 안 되는데도 소액 원룸보다 복비가 비쌉니다.
이 세 가지가 바로 월세 복비를 스스로 계산할 때 틀리는 지점입니다. 하나씩 이유를 보겠습니다.
2. 월세를 목돈으로 바꾸는 두 단계 환산 규칙
임대차 중개보수는 보증금과 월세를 각각 따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두 값을 하나의 거래금액으로 합친 뒤 그 금액에 해당하는 요율을 적용합니다. 이때 쓰는 값을 흔히 환산보증금이라고 부릅니다.
1차 환산: 월세에 100을 곱한다
거래금액 = 보증금 + (월세 × 100)
월세 1만 원을 보증금 100만 원과 같은 무게로 본다는 뜻입니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이라면 1,000만 + 6,000만 = 7,000만 원이 거래금액이 됩니다.
2차 환산: 1차 결과가 5천만 원 미만이면 100 대신 70을 곱한다
여기가 대부분의 계산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1차 환산 결과가 5,000만 원에 못 미치면 그 값을 그대로 쓰지 않고, 월세에 곱하는 배수를 70으로 낮춰 다시 계산합니다.
거래금액 = 보증금 + (월세 × 70)
앞의 소액 원룸 사례를 그대로 넣어 보겠습니다.
- 1차 환산: 500만 + (40만 × 100) = 4,500만 원
- 4,500만 원은 5,000만 원 미만이므로 2차 환산으로 넘어갑니다.
- 2차 환산: 500만 + (40만 × 70) = 500만 + 2,800만 = 3,300만 원
- 3,300만 원 구간의 임대차 상한요율은 0.5%, 한도액은 20만 원입니다.
- 3,300만 × 0.5% = 165,000원. 한도액 20만 원보다 적으므로 그대로 165,000원입니다.
만약 2차 환산을 모르고 4,500만 원에 0.5%를 곱했다면 225,000원이 나오고, 한도액 20만 원에 걸려 200,000원을 준비했을 것입니다. 실제 상한보다 35,000원을 더 잡은 셈입니다.
이 규칙이 존재하는 이유는 보증금이 적고 월세 비중이 큰 소액 계약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월세에 100을 곱하는 방식은 거래금액을 빠르게 부풀리기 때문에, 실제 목돈이 거의 오가지 않는 소형 월세 계약에서 중개보수가 상대적으로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일정 금액 아래에서는 배수를 낮춰 부담을 덜어 줍니다.
2차 환산이 적용되는 조건을 다시 정리하면
- 판단 기준은 어디까지나 1차 환산 결과입니다. 보증금 자체가 5,000만 원 미만인지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 1차 환산 결과가 정확히 5,000만 원이면 미만이 아니므로 2차 환산을 하지 않습니다.
- 2차 환산으로 나온 금액이 다시 5,000만 원을 넘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곱하는 배수를 낮췄으니 결과는 반드시 1차 환산보다 작기 때문입니다.
- 전세는 월세가 0원이므로 환산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보증금이 곧 거래금액입니다.
3. 환산한 거래금액 구간별 상한요율표
거래금액이 정해지면 그다음은 구간을 찾는 일입니다. 임대차와 매매는 요율표가 다르고, 같은 금액이라도 임대차 쪽이 낮습니다.
| 환산한 거래금액 | 임대차(전월세) 상한요율 | 매매·교환 상한요율 |
|---|---|---|
| 5,000만 원 미만 | 0.5% (한도 20만 원) | 0.6% (한도 25만 원) |
| 5,000만 원 이상 ~ 1억 원 미만 | 0.4% (한도 30만 원) | 0.5% (한도 80만 원) |
| 1억 원 이상 ~ 2억 원 미만 | 0.3% | 0.5% (한도 80만 원) |
| 2억 원 이상 ~ 6억 원 미만 | 0.3% | 0.4% |
| 6억 원 이상 ~ 9억 원 미만 | 0.4% | 0.4% |
| 9억 원 이상 ~ 12억 원 미만 | 0.4% | 0.5% |
| 12억 원 이상 ~ 15억 원 미만 | 0.5% | 0.6% |
| 15억 원 이상 | 0.6% | 0.7% |
표에 적힌 숫자는 모두 상한입니다. 중개사가 반드시 이 요율로 받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 요율을 넘겨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구분은 뒤에서 다시 다룹니다.
또 하나, 요율과 한도액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해집니다. 위 표는 서울·경기 기준이며 지역에 따라 구간 경계나 한도액이 다를 수 있으므로, 계약 지역의 조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4. 한도액이 요율보다 먼저 계산을 끝내는 구간
앞의 표에서 5,000만 원 미만과 1억 원 미만 구간에만 한도액이 붙어 있습니다. 이 두 구간에서는 거래금액에 요율을 곱한 값이 한도액을 넘으면 한도액까지만 받습니다. 즉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거래금액이 올라가도 복비가 더 이상 늘지 않습니다.
| 구간 | 요율 | 한도액 | 한도가 걸리기 시작하는 거래금액 |
|---|---|---|---|
| 5,000만 원 미만 | 0.5% | 20만 원 | 4,000만 원 초과 |
| 5,000만 원 이상 ~ 1억 원 미만 | 0.4% | 30만 원 | 7,500만 원 초과 |
앞서 본 보증금 높은 월세 사례가 여기 해당합니다.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이면 환산 거래금액이 9,000만 원이고, 0.4%를 곱하면 360,000원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구간의 한도액이 30만 원이므로 실제 상한은 300,000원입니다. 같은 논리로 환산 금액이 8,000만 원이든 9,500만 원이든, 1억 원 미만인 한 복비 상한은 30만 원에서 멈춥니다.
반대로 1억 원을 넘는 순간 한도액이 사라집니다. 환산 금액 1억 원이면 0.3%를 그대로 곱해 300,000원이고, 1억 5,000만 원이면 450,000원으로 늘어납니다. 9,900만 원과 1억 100만 원 사이에서 복비가 30만 원에서 30만 3,000원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된 구조입니다. 이 경계 근처에서는 보증금을 조금 올리고 월세를 낮추는 조정이 복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5. 상황별로 달라지는 계산: 반전세·단기월세·전세
반전세는 구간이 통째로 바뀝니다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80만 원인 반전세를 넣어 보면 환산 거래금액이 1억 8,000만 원입니다. 요율은 0.3%로 떨어지지만 곱해지는 금액 자체가 커서 복비는 540,000원이 됩니다. 같은 집을 순수 월세로 돌려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으로 잡으면 환산 금액은 1억 2,000만 원, 복비는 360,000원입니다. 보증금을 목돈으로 넣을수록 복비는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단기 월세라도 복비는 깎이지 않습니다
계약 기간이 6개월이든 2년이든 중개보수 계산식은 같습니다. 기간에 비례해 나누지 않습니다. 앞의 단기 월세 사례에서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이면 1차 환산 결과가 5,300만 원이라 2차 환산 없이 0.4% 구간에 들어가고, 복비는 212,000원입니다.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인 계약보다 보증금은 200만 원 적은데 복비는 47,000원 비쌉니다. 월세가 10만 원 높다는 이유만으로 환산 금액이 5,000만 원 선을 넘어 2차 환산 혜택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전세는 6억 원 근처에서 요율이 뛰어오릅니다
전세는 보증금이 곧 거래금액이라 계산은 가장 단순하지만, 구간 경계에서 금액이 크게 벌어집니다.
| 전세 보증금 | 상한요율 | 복비 상한 |
|---|---|---|
| 2억 원 | 0.3% | 600,000원 |
| 5억 원 | 0.3% | 1,500,000원 |
| 5억 9,000만 원 | 0.3% | 1,770,000원 |
| 6억 원 | 0.4% | 2,400,000원 |
| 11억 9,000만 원 | 0.4% | 4,760,000원 |
| 12억 원 | 0.5% | 6,000,000원 |
보증금이 1,000만 원 오르는 사이 복비 상한은 63만 원 뜁니다. 경계선 바로 위에서 계약한다면 요율이 상한일 뿐이라는 점을 근거로 협의를 시도해 볼 만한 구간입니다.
6. 상한요율과 실제로 내는 금액은 다릅니다
지금까지 계산한 값은 모두 상한입니다. 공인중개사법은 상한을 정해 두고 그 범위 안에서 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협의한 요율과 금액을 적게 되어 있으므로, 계약 전에 요율을 확인하고 조율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입니다.
실제로 내는 금액을 확정할 때 함께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가가치세: 중개보수에는 부가세가 별도로 붙습니다. 일반과세자인 중개사무소는 10%, 간이과세자는 업종별 부가가치율이 적용되어 그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복비 28만 원이면 부가세 포함 30만 8,000원이 됩니다. 견적을 받을 때 부가세 포함인지 별도인지 반드시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 지급 시기: 중개보수는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에 지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대차라면 잔금일이 기준이며,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릅니다.
- 각자 부담: 중개보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자 자기 몫을 냅니다. 한쪽이 양쪽 몫을 모두 내는 구조가 아니며, 위에서 계산한 금액은 한쪽이 부담하는 금액입니다.
- 주택이 아닌 경우: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이면서 전용 입식 부엌, 수세식 화장실과 목욕시설을 갖춘 경우 매매 0.5%, 임대차 0.4%가 적용됩니다. 그 밖의 오피스텔과 상가·토지 등은 0.9% 이내에서 협의합니다.
- 계약이 깨졌을 때: 중개가 완성되지 않았고 의뢰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면 중개보수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약으로 정리해 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이면 복비가 정확히 얼마인가요?
1차 환산으로 1,000만 + (60만 × 100) = 7,000만 원이 거래금액이 됩니다. 5,000만 원 이상이므로 2차 환산은 하지 않습니다. 이 구간의 임대차 상한요율은 0.4%, 한도액은 30만 원이므로 7,000만 × 0.4% = 280,000원이고 한도액에 걸리지 않아 그대로 28만 원이 상한입니다. 부가세 10%를 더하면 308,000원입니다.
Q2. 월세에 100을 곱한다는 말과 70을 곱한다는 말이 둘 다 보이는데 어느 쪽이 맞나요?
둘 다 맞습니다. 순서가 있을 뿐입니다. 먼저 100을 곱해 거래금액을 구하고, 그 결과가 5,000만 원 미만일 때만 70을 곱해 다시 구합니다. 보증금이 크거나 월세가 50만 원을 넘는 계약은 대부분 1차 환산에서 5,000만 원을 넘기 때문에 100만 쓰이고, 보증금 몇백만 원대의 소형 월세에서 70이 등장합니다.
Q3. 복비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반씩 나눠 내는 건가요?
나눠 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 한 건씩 부담합니다. 계산으로 나온 값이 28만 원이라면 임차인이 28만 원, 임대인이 28만 원을 각각 중개사에게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절반으로 나누어 14만 원씩 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계약 전에 확인해 두어야 예산이 어긋나지 않습니다.
Q4. 표에 나온 요율보다 적게 낼 수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표의 숫자는 상한이고, 그 아래에서 협의하는 것이 법이 예정한 방식입니다. 특히 요율 구간이 막 바뀐 금액대이거나 매물이 오래 비어 있던 경우에는 조정 여지가 생기기도 합니다. 다만 협의는 계약 전에 마치고 그 내용을 계약서에 적어 두어야 잔금일에 말이 달라지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8. 중개수수료 계산기로 내 조건 넣고 바로 확인하기
환산 규칙과 구간을 이해했더라도, 계약 조건이 조금만 바뀌면 구간이 통째로 이동하기 때문에 손으로 다시 계산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계산기에 보증금과 월세를 그대로 넣으면 1차 환산과 5,000만 원 미만일 때의 2차 환산까지 자동으로 처리해 환산 거래금액, 적용 요율, 복비 상한을 한 화면에 보여 줍니다.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낮춘 조건, 반전세로 돌린 조건을 번갈아 넣어 보면 어느 조합에서 복비가 덜 나오는지도 바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협의한 요율이 상한 대비 몇 퍼센트인지, 부가세를 더하면 총액이 얼마인지 따져 볼 때는 퍼센트 계산기를 함께 쓰면 편합니다. 계약 전후로 확인할 것이 더 있다면 전용면적과 공급면적 차이 정리로 매물 면적 표기를 점검하고, 매매까지 검토 중이라면 아파트 취득세 계산기 활용법에서 잔금일에 함께 나갈 세금도 미리 가늠해 두시기 바랍니다.



